[2일차] 각성하기: 나는 누구인가

지금 나는 나를 잘 아는척 하는 상태인것 같다. 취업을 준비하다보니 자꾸 날것의 나를 드러내는 것 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포장지 한겹을 씌우게 된다. 아마도 내가 누구이고, 뭘 했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도움이 될 것인지) 설명해야하는 입장에 있다보니?

 

이번 취준 기간때처럼 예전에도 '나'에 대해 진지하게 파고들던 시기가 있었다. 대학생 때. 2년동안 과 학생회 생활을 하면서 단체생활에만 푹 몰입해있던 내가 유럽여행 후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나, 개인'으로 바뀌었었다. 그리고 1년이라는 휴학기간 동안 여러 시도와 경험을 하며 나를 알아갔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벌써 6년이 지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엔 내 삶의 '의미',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찾다보니 1년이 지난 후 여러 경험들을 통해 내가 찾고 싶었던 답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었다. 그저 순수한 의미로 재밌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찾다보니 그 흔적들이 '나는 누군가의 성장을 도우며 함께 성장하고 싶은 사람이야.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해. 누군가가 필요한 점(니즈)를 정확히 꿰뚫어보고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등의 답을 찾아주었다.

 

그치만 어느 순간 또 다시 '나는 이 일을 왜 하고 있나, 과연 이게 내 생각처럼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게 맞는 건가, 진짜 필요한 니즈를 채워주고 있는 것인가, 더 좋은 방법은 없나, 나는 뭘 잘하지, 이렇게 해서 내가 얻는건 뭐지, 나는 왜 이 일을 선택했지, 내가 바라는게 뭐지 등등' 다양한 질문으로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나는 답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은 마치 망망대해에 떠있는 요트에 혼자 누워있는 것처럼. 굉장히 답답한 상태를 마주한 것 같다. (어차피 평생 찾아야 할 숙제지만)

 

행복과 의미의 차이. <어떻게 나답게 살것인가> 책에서 나온 말처럼, 행복을 찾는 사람은 오히려 더 불행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소개한 김미경 님의 말, "자기만의 의미를 발견한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어쩌면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동안 찾았던 내 삶의 '의미'를 '행복'의 개념으로 찾고 있진 않았을까? 좀 더 나은 사람, 성장한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성장한 사람= (최종의 목적) 행복한 사람' 이라는 공식을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진 않았을까.

 

지금 내가 포트폴리오에 나를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어찌보면 '의미'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려웠던 거야..) 그동안의 경력을 통틀어 내 일의 '의미'를 내 식대로 부여하고 싶었다. 예를 들어, 'ODA분야 프로젝트 매니저' 처럼 내가 했던 직무를 설명하는게 아니라, '연결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사람'처럼(그나마 지금까지 내가 찾은 답). 다소 일관되지 않은 뭔가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나의 경우엔, 그래서 특히 더욱 나를 표현하고, 내가 해온 '일의 의미'를 전달할 한문장이 필요했다. 

 

자기다움이란,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상태인 것 같다. 진짜 나의 모습을 아는 친한사람들과 이야기할때, '편안함'을 느끼고 온전한 내 모습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것처럼.  내가 온전한 나를 다 드러내도, 편안하고 스스로 만족스러운 상태일때. 비록 그 상태가 불완전하고 이상한 면이 있더라도. 그냥 그 때가 가장 자기다움이라는 의미와 잘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보니 대학생 때부터 줄곧 생각해온 내 삶의 가치관은 'Make a colorful world.'였다. 태도는 Learning by Doing.

- 나만의 빛을 내자. sohyunful, --ful, ---ful 등등. 모두가 각자 고유한 색을 찾아 빛내고, 이 모든 빛이 모여 더욱더 컬러풀한 세상을 만드는 것.

 

한달어스 마지막엔 sohyunful의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찾아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