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언가를 나서서 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자발적인 태도로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시작하는 일은 잘하지만, 누군가를 이끌어서 하는 리더십 형태의 나서는 행동에서는 아니다.
발표도 마찬가지다. '말'보다는 글이 더 편한 나에게, 나서서 '말'하는 자리는 그리 편하기만 한 시간이 아니었다. 때문에 나는 왠만해서 팀으로 활동할 때엔 '발표'를 다른 이에게 양보했다. 내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고,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하지만, 오늘 이렇게 생각했던 내 자신을 반성했다. 다른 팀원들과 프로젝트 준비를 하면서 '내가 한 번 발표해보고 싶다. 머릿속으로 잘 정리가 되어있으니 내가 잘 전달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한번 해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2번 정도 들었지만, 입밖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다른 팀원에게 발표자리를 순순히 내주었다.
발표는 잘 이루어졌지만, 발표를 보는 내내 아쉬움이 들었다. '아, 내가 저부분 더 잘 설명할 수있는데. 더 쉽게 표현할 수 있는데. 심사위원들 질문에 더 논리적으로 대답할 수 있었는데.'하는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멤돌았다. 잘 끝난 발표였지만, 그럼에도 나는 자꾸 아쉬움이 남았었다.
가끔 이렇게 '잘할 수 있을 것 같아..!'하고 생각해서 스스로 나섰지만, 그것은 생각뿐일 뿐. 현실에선 바사삭이 된 경험이 있다. 반면, 나는 잘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사람들에게 '공감됐어요. 발표 너무 잘들었어요. 인사이트 있었어요'라고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았던 경험도 있다. 나는 내가 자신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항상 발표는 왠만해서 남들에게 미뤄왔었다. 나는 말을 잘 못하고,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은 많으니까. 하지만, 이 생각은 접어버려도 될것 같다.
이번에 나는 스스로 '내가 한번 해보고 싶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지만, 저번에는 실패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겼다. 내 자신을 믿지 못하고,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나를 더 깎아내렸다.
'아, 저는 아직 부족하죠~'라는 말은 좋은 의미로는 겸손이지만, 반대로 스스로 약점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 만약, 설사, 정말로 내가 생각만큼 발표를 멋있게 끝내지 못했어도, 발표를 준비했던 것들. 예를 들어,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하며 풀어냈던 기획력/예상 질문을 미리 준비하는 준비력/전달력 등. 이 때 내가 고민하고 시도했던 것은 남아있을 것이다.
때로는 자만심도 필요하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또는 한번 해보고 싶어'하는 생각이 든다면, 그땐 주저말고, 자신있게. 용기있게 나서야겠다. 정말 발표에 실패했을 때의 그 자괴감보다, 내가 하지 못해 느낀 아쉬움이 더 오래가는 것 같다.
[오늘의 인사이트]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은 항상 많다.
못할 것 같다고/민폐라고 생각하지 말고, 때로는 자만심을 가져보자.
실력 없는 겸손은 무용지물이다.
차라리 자만심이라도 가지고 도전해서 실력을 키우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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