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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기록/[취준일기] 컨셉진 100일 글쓰기

46일차, 인생에서 깜짝선물을 받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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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난히 같은 스케줄을 소화하는데에도 부쩍 힘이 더 들어가는 날이다. 평소같았으면 후딱 후딱 했을 일들, 예를 들어 아침을 챙겨먹는다던가, 차를 타서 마신다던가 등 굉장히 사소한 일부터, 모닝챌린지, 스트레칭 등. 크게 힘들이지 않고 바로 실행했을 일들 조차 하기 싫은 날이었다. 그래서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논문스터디만 아침에 완료하고선, 다시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을 잤다. 

 

일어나니 오후 2시 30분이었다. 논문스터디를 마친건 9시였는데, 다시 눈을 뜨니 오후였다. 그것도 점심을 훌쩍 지난 오후. 일부러 깬 것도 아니다. 그냥 너무 서럽게 울다가 눈물을 질질 흘리며 잠에서 깼다. 기억나지 않지만, 그 당시엔 무슨 꿈을 꿨는지, 꿈에서 깨어날 즈음에는 굉장히 분하고, 서럽고, 억울하고, 슬픈 느낌만 가득했다. 그렇게 꿈에서 깨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꿈 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으로 한동안 계속 눈을 감고 있었다. 흐느낌을 느끼면서. 

 

오랜만에 희한한 꿈을 꾼 것 같다. 아침부터 힘이 빠지는 하루였는데, 실컷 울면서 잠에서 깨어나니 더 기운이 없어졌다. 조금 우울한 기분도 들고,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책이라도 읽으려고 힘을 내봤는데, 힘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오늘 하루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채용공고도, 영어공부도, 책읽기도, 엑셀 강의도. 대신, 꼭 필수로 해야하는 일들만 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나는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저녁엔 엄마와 수다도 떨고, 밥도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로도 편안하게 쇼파에 누워 tv를 볼 무렵이었다. 인스타그램 알람이 울렸다. 저번에 신청한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메시지였다. 이벤트 같은 것에 당첨되는 운이 정말 없는 편인데, 내가 당첨되다니! 그것도 10만원어치나! 

이 이벤트는 영어 관련 앱에서, 학습하고 받은 아이템으로 레벨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고, 이를 인증하여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리면, 신청한 사람들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그냥 어차피 영어는 놓지 말아야 해서, 심심할 때마다 혹은 일부러 더 높은 레벨이 탐나서 매일 꾸준히 해왔던 앱이었다. 하다보니 또 재밌어서 이벤트 이후에도 계속 하고 있는 앱이다. 당첨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오늘 하루 동안 우울했던 기분이 확 사라졌다. 뭔가를 다시 하고 싶은 마음도 갑자기 들기 시작했다. 거실에서 이벤트 소식을 가족들에게 전하고 잠깐 신나서 미니 내적 댄스(?)도 선보였다. 아침부터 힘내기 굉장히 힘든 하루였는데, 이렇게 고작 이벤트 당첨 하나로 기분이 좋아지다니. 참 한편으론 신기하기도 하면서, 웃겼다. 이게 뭐라고.

 

그런데 '이게 뭐라고'의 그 '이게'가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는 것도 알았다. 별것 아닌데, 별것 아닌 걸로 하루 기분을 완전 바꿔놓을 수도 있는 것이 바로 그 '별것'이 가진 힘이었다. 처음에는 이 이벤트가 당첨되었다는 그 사실 하나로만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말그대로 '당첨'이니까 어디선가 나에게 누군가가 운을 떨어트린 느낌이랄까.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느낌? 하지만, 생각해 보니 아니었다. 비록 이벤트 때문에 더 열심히 참여한 면도 없지 않지만, 내가 영어 앱을 사용해서 매일 공부하지 않았다면, 레벨업이 되지 않았을 테고, 그럼 나는 이벤트에 신청할 자격 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냥 꾸준히 매일매일 6주 넘게 해오던 생활이, 하다보니 재밌어서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도 때론 들었고, 그렇게 계속 영어를 놓지 않고 하다보니 이벤트에 신청할 수 있었고, 당첨도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깜짝 선물이라고 하지만, 세상에 완전 깜짝 선물은 없을 지도 모른다. 선물을 받으려면 본인이 무엇이라도 했어야 했다. 예를 들어, 정말 로또당첨자라도, '로또'를 내가 사야만 당첨될 자격이 있는 거고, 이런 이벤트도 내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신청'을 해야 당첨될 자격이 생기는 거다. 내게 응원을 건네 준 후배의 말도, 어쩌면 예전에 내가 그 후배에게 해준 응원으로 인해 다시 나에게 돌아온 걸 수도 있다. 그렇게 그냥 나는 나대로 평범한 하루하루를 평소처럼 보냈을 뿐인데 갑자기 이런 깜짝 선물이 찾아오는 때도 있는 거다. 결국,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데일리 루틴들-건강을 위해 매일 스트레칭과 간단한 아침을 챙겨먹고, 하루 10분 쉐도잉 영어공부/독서/청소, 1일 1강 엑셀강의, 프랑스어, 미라클모닝, 논문, 그리고 꾸준함과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기 위해 시작한 100일 글쓰기-이런 루틴들을 꾸준히 하면 어느 순간 거북목 대신 일자 목을 가져 옷테가 달라진 나, 건강한 나, 영어에 꿀리지 않는 나, 논문 다 써서 석사 졸업장을 딴 나, 가 되는 듯 싶다. 이런 것들이 바로 깜짝 선물이지 않을까. 결국 선물은 그냥 오지 않는다. 뭐라도 하고 있어야, 선물이 찾아오는 것이다. 미라클 모닝 '확언' 부분에 적어두고, 지금 매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것들이 내년에는 꼭 선물로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 터질지 모르지만, 한번 터지면 연달아 터지는 팝콘처럼! 🎉🎁

 

어쨌든, 오늘은 굉장히 신나는 하루다!!!!!!!!! 예에 !!!!!

 

[오늘의 인사이트] 뭔가 계속 하고 있으면 선물이 찾아온다. 그러니 계속 움직여야 한다. 그 움직이는게 별것이 아닐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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