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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기록/[한달어스] 자기발견

[16일차] 내 일의 장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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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요?

  • 그 장애물은 중력 문제 인가요, 약점인가요?
  • 혹시 ‘중력 문제’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나요?
  •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 현실을 받아들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 그 장애물이 당신에게 가져다주는 선물은 무엇인가요?

취준생인 나로써는 '제대로된 취업준비'가 현재의 일로 대신한다.
제대로 취업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지난회차에서 글을 썼다시피 2가지이다.
첫번째는 나를 제대로 이해하기, 두번째는 스타트업과 관련된 활동경험 쌓기.

지금 이 일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솔직하지 못한 태도이다.
처음 이 질문을 받고 내가 생각했던 답은 '너무 많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니, 이런 생각은 솔직한 나를 보여주지 못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수적인 것이었다.

지금 나는 계속해서 나를 소개하고, 능력의 쓸모를 검증받고, 함께 일할 동료들로부터 fit을 확인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다. 나와 맞는 조직과 만나고, 서로에게 도움되는 자리를 찾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면접과정이 모든 취준생이 느끼듯 쉽지 않은 것이겠지.

그치만 취준기간이 어느덧 1년 5개월. 장기간으로 이어지다보니, 마치 유통기한이 내일 남아, 아무도 찾지 않는 우유가 되어버린 기분이 들기도 하다. '아니야, 그래도 난 아직까지 똑같이 신선한 우유인데. 문제가 없다고!'라며 아무도 찾지 않는 원인을 나에게서만 찾지 않으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만, 막상 나를 제일 먼저 집어보지만 다시 내려놓고 뒤에 있는 우유들만 선택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한켠으로 조바심도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오늘도 그랬다. 면접에서 '그래서, 그 과정에서 어떤걸 배웠나요? 알게되었나요? 발견했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머리가 마구 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순간적으로 생각했다. '내가 그 당시에 느꼈던 것을 솔직하게 말하면 이 답변을 별로 좋아하진 않을텐데. 이 직무에는 이런 배움은 쓸모없는데. 다른걸로 말하는게 더 좋을거야,'라고.
아마도 어떻게서든지 유통기한이 내일인 우유가, 오늘이 지나가기 전에 맨 앞줄에 서서 무조건 선택을 당해야한다고 느꼈던 조급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어느정도 채용공고에 맞는, 그들이 원하는 답변을 해야한다는 건 맞다. 그래야 그들의 언어가 내가 쓰는 언어와 통한다고 느낄 테니까. 그치만, 과연 무조건 맞춘다고 해서 좋은걸까? 짧지만 여러번의 조직을 경험한 결과,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까지 나를 껴맞춰서 들어가봤자 결국 장기전으로는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을 일이니까.
오히려 그들이 원하는 답을 하려다가 면접관들의 얼굴이 점점 굳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많다.

그 때 내가 느꼈던 것들,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 모두 나의 선택이 만들어낸 것이다. 선택을 했을 때엔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했을 것이고. 결국 내가 그 선택의 이유를 솔직하게 말했을 때, 나의 경험 스토리로 상대방을 납득시킬 수 있지 않을까?

봉준호 감독은 <한국적인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했다.
사람마다 그 당시 처한 상황도 다 다르고, 내린 선택의 기준도 다르다.
다를 순 있지만, 틀리진 않다.
내가 그 사람이 아니고, 그 사람이 내가 아니듯이.
오히려 내 생각을 솔직하게 오픈하고, 답변하면 내가 갖고 있는 색이 그들에게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솔직함도 어느정도 가려서 해야한다는 전제하에)

솔직하게 말한다고 손해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해서 거절당한다면 그건 나도 결과에 시원하게 인정하면 된다 !!!!

[한줄소감] 취준인 상태에서 장애물을 찾으려니, 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일을 시작하게 된다면 그 때 다시 한번 답해보고 싶은 오늘의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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