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언제 가장 괴로움을 느낄까. 오늘 내가 발견한 답은 '해야할 일을 하지 않고, 미룰 때'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여유를 갖는 것도 좋고, 기분이 안좋을 때 걸으며 감정을 조절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중심을 잡으려는 내 모습도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 뿌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내 의지대로 중심을 잡기 가장 힘든 때가 바로 오늘 같이 '미루미(해야할 일을 미루는 친구)'가 찾아올 때다.
무언가를 선택함에 있어 우선순위를 따져보자면,
1) 하고 싶은 일 < 해야하는일
2) 해야하는 일 중: 미룰 수 있는 일 < 오늘 당장 해야하는 일
나는, 내일 모레 매우x100 중요한 시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해야할 일들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우선순위에 없던 '책읽기'조차도 하지 않았다. 그냥 하루종일 넷플릭스만 봤다. 아침에 늦잠자서 1시간 30분 늦게 일어났지만, 그래봤자 8시. 1시간 30분은 꿀잠으로 인해 에너지를 충전했다고 치고, 그 이후부터 더 집중해서 하루를 보내면 될텐데. 오늘은 시작부터 늦었으니 좀 더 여유를 부려볼까 하고, 넷플릭스를 클릭한 게 내 하루일과의 90%를 차지하게 될 줄 몰랐다.
머리로는 '시험 준비해야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몸은 침대에 누워있었다. 해야할 일이 우선순위 중 1순위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모든 걸 미뤄서 만족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사실, 하루종일 누워서 쉬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만 했는데도 마음은 굉장히 불편했다. 오늘 김태훈 작가님의 유튜브를 봤는데,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려고 알람을 맞춰놓았지만, 바로 끄고 10분뒤에 일어난다고 해도 어차피 괴로운 상태라고. 알람이 울렸을 때 바로 일어났으면, 더이상 괴롭지 않을 일을 우리는 10분동안 선잠으로, 또 깨야한다는 긴장감/불안함/불편함/괴로움으로 보내고 있다'고. 오늘 내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야할 일을 미룬다고 해서, 내가 더 편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나는 미루는 만큼 내 자신을 괴롭게 하고 있었다. 바로 시작하면 될 것을, '조금 만 더, 10분만, 1시간 후에' 라고 계속 미루는 행동을 했다. 왜 나 스스로를 괴롭게 해야할까. '오늘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와 자책으로 잠을 청하느니 차라리 뿌듯한 맘으로 내일을 기대하며 잠드는게 낫겠다. 해야할 일을 미루는 건 누구에게도 유익하지 않다. 특히 나를 가장 괴롭히는 행동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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