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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기록/[취준일기] 컨셉진 100일 글쓰기

8일차, 첫 도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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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필기시험이 있는 날. 고사장이 서울에서 9시까지 입실인 탓에, 집에서 6시 50분에 집을 나섰다. 지하철 안에서 필기시험 관련 자료를 보느라 한 정거장 뒤에 내려서 살짝 당황했지만, 다행히 제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라서 그런지 고사실에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열을 재고, 인적사항을 적었다. 시험은 9시부터 13시 35분까지, 3가지 전형. 

 

시험이 다 끝나고 들었던 생각은 '아- 끝났다. 속 시원하다. 하지만 살짝 아쉽다'였다. 마지막 논술 부분에서 어제 정리했던 문제가 나왔으나 아쉽게도 다른 주제를 더 열심히 외워서 정작 해당 시험문제에 대한 답은 생각나지 않았다. 생각날 듯 하면서도 나지 않았다. 영어도 '그냥 조금만 더, 하루하루 영문기사 필사만 했어도 용어들은 제대로 썼을텐데'하는 아쉬움도 느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난 후엔 그냥 후련하기만 했다. 아- 끝났다. 끝 ! 이제 나의 손은 떠났다 !

 

중요한 시험이지만, 최선을 다해 시험준비에 임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살짝 아쉬움은 남았지만, 왜 때문에 기분은 이렇게 후련한걸까. 시험 전날, 아무것도 안하고 벼락치기 하면서 '어디선가 자신감이 솟구친다'라고 외치는 사람처럼 나 역시 같은 상황, 심정이었던 것 같다.

 

시험이 끝난 후엔 친구들과 만나 맛있는 곱창을 먹었다. 카페가서 수다도 떨고, 언제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화성행궁의 야간걷기투어를 했다. 시험 보기 전엔 별것 아닌 유튜브 영상이나, 넷플릭스 드라마, 왓챠 영화들이 너무 재밌어서 몇 회씩이나 몰아서 봤었는데. 막상 시험이 끝난 후에, 여유롭게 지하철 안에서 해당 영상들을 보니 재미가 없었다. 원래 시험전날 보는게 제일 재미있는 법. 대학교 때 느꼈던 기분이 오랜만에 떠올랐다. 

 

이제 급한 일은 끝났으니, 내일은 뭘 할까? 하는 기분좋은 고민을 한다. 시험은 망쳤는데, 희한하게 기분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깔끔하게 좋다. 미련도 없다(너무 망해버려서 일까?). 그냥 앞으로 다른 일을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앞으로 내가 도전해야할 것에 관한 (채용)정보를 찾고, 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지 포트폴리오를 쓸 예정이다. 그리고 혹시나 내년에 있을지도 모르는 기회를 위해 프랑스어도 공부하고, 논문도 본격적으로 쓸 것이다. 또 다음주에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 프로젝트를 위해 팀원들과 논의도 해야하고. 또 뭐가 있을까. 무튼 시험은 망쳤지만 기분 좋은 밤이다. 내일부터 또 다시 도전할 생각에 왠지(?) 설레인다.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닌, 해야하는 일에는 더욱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번 필기시험(나의 첫번째 도전)은 그렇지 못했지만, 후회 대신 반성만 가져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내일부터 해야할 도전들이 기대된다. 이제 시작이니 더욱 힘내서 즐겁게, 알차게 시간들을 보낼 것이다. 그만큼 앞으로 기대되는 기회들이, 나에게도 찾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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