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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기록/[취준일기] 컨셉진 100일 글쓰기

11일차, 모닝챌린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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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모닝챌린지를 시작한지 8일째. 실패했다. 지난주 하루는, 몸이 피곤해서 아예 알람소리도 듣지 못한 채 꿀잠자고 일어났고. 오늘은 알람소리를 듣고 6:58분에 기상했지만, 인증샷만 찍고 내 발로 직접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2시간 꿀잠. 물론, 어제 유독 몸이 더 피곤해서 12시 전에 잠들긴 했지만, 이번은 분명히 실패다. 피곤하고 뭐고를 떠나서 일단 알람소리를 듣고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잠을 택했기 때문이다.

 

내 기상 목표는 7:00. 알람은 총 2개를 맞춰놓는다. 하나는 정각, 다른 하나는 2분 전인 6:58분에. 그 이유는 바로 인증샷을 찍기 위해서다.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포스팅하는 그 작은 행동이 은근 나의 게으름을 쫓아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알람이 울리고 기상하기 바로 전, 무의식적으로 나와의 정신 싸움에서 '인증샷 올리고, 오늘 모닝챌린지 시간에 뭐했는지 기록해야해.. . ... .'라는 생각이 들며 억지로 일어나게 하는 든든한 이유기도 하다. 내 자신과의 싸움이 아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건 오히려 중심을 잡는데 역기능을 하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작심사일형(저번에 작심이일에서 업그레이드함)인 나에게는 필요하다. 이렇게라도 의무적으로 해야 그 순간의 짧은 유혹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6:58-7:00 나의 치열했던 정신적 싸움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 6:58 알람 울림

- 알람 끔

- 자리에서 일어나서 불을 켜고, 인증샷 찍음

- 창문을 봄. 오늘은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음. 더 어두움.

- 6:59 창문을 보다가 옆에 있는 침대를 바라봄

- 너무너무너무너무 피곤해서 다시 들어가고 싶음. 이불 속이 너무 따뜻해 보임

- 어떡하지..오늘 8일째인데..10일은 채워야하는데..

- 지금 자면 실패다. 나는 할 수 있다. 이건 지금 내 무의식의 유혹이다. 그냥 딱 참고 씻고 오자.

- 근데 난 백수잖아? 오늘 좀 여유롭게 해도 되잖아? 직장인되면 어차피 강제로 일찍 일어나야 한다구. 이런 여유 즐길 수 있을 때 더 즐겨야 하지 않겠어~? (유혹에 휘말리는 중)

- 몸 컨디션도 별로 안좋은 것 같은데. 어제도 유독 더 피곤해서 10시부터 누워있었잖아. 너 몸 안좋은 거 아니야? 건강이 최고야. 일단 쉬어. 쉴 수 있을 때 쉬어 ! 딱 1시간만 자고 오자.

- 7:00 (유혹하는 나에게) 네. 콜입니다. 딱 1시간만요.

 

이렇게 해서 결국 무의식 속 나의 유혹에 져버렸다. 고작 2분 사이에. 그나마 7일이나 성공해서 그런지, 창문을 바라보며 고민하는 시간이 꽤 길었던 것 같다. 그래봤자 2분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혼자서 머리굴리면 2분도 굉장히 긴 시간이니까.

 

무튼, 내가 유혹에 휘몰아치기 시작한 건 바로 저 대목부터이다. '난 지금 백수니까! 쉴 수 있을때 즐겨야지'. 내가 혹하고 빠져든게 바로 저 문장이었다. 물론, 그 말도 맞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 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 유혹에 빠져버린 내가 살짝 밉다. 후회된다. 그 때 딱 참고, 세수하고 미라클모닝을 시작했다면, 오늘의 나는 더 큰 성취감을 느끼고, 그 다음에 이런 유혹에도 덜 빠지게 될 것이다. 성취감이 유혹을 이기게 되는 순간을 만들어갔을 것이다. 

 

그래서 내일부터 다시 시작한다. 인증샷도 그대로 유지하고(=유혹에서 빠져나올 강력한 아이템도 다시 무장하고). 내일 혹시나 또 똑같이 무의식 속 나의 유혹이 시작된다면, 이렇게 생각해야지.

 

' 맞아. 난 백수지만, 이건 나와의 약속이야. 우울한 백수 말고, 뿌듯한 백수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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