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00일 프로젝트도 35일밖에 안남았다. 35일 이라니!!!! 시간이 더 안남았다고 생각하니까 살짝 긴장감이 들었다. 조급함은 든다. 하지만 글은 더이상 써지지 않는다. 더 격렬하게 이력서/자소서를 쓰고 싶지 않아졌다. 쓰고 싶지 않은 이유를 좀 더 살펴보자면 이렇다.
이력서/자소서 파일을 연다 ▶ 수정하려고 뛰어든다 ▶채용공고의 [업무] 내용을 확인한다 ▶이 회사의 업무와 내 경력을연결시키고, 요약할 키워드 문장을 찾는다 ▶내 경력을 생각한다 ▶비영리에서 영리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개인성과'를 증명할 만한 소재를 찾기가 어렵다: 업무 특성상 내가 한 업무는 제너럴하고, 사업의 성과라고 해봤자 영리에서 원하는 수치적/개인적 성과와 다르다. 수치적 성과를 만들어낼 순 있더라도 어렵다. 그 성과가 모두가 다같이 한 '사업'의 성과지, 내가 한 업무냐? 라고 생각한다면 답변하기 어렵다. ▶결국 또 나의 경력에 대한 고민: 일은 많이, 열심히 했고, 성공적으로사업도 만들었고, 인정도 받았는데 내가 한 일이 과연 뭘까? 나는 뭘했을까? 내 역할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ㅇㅅㅇ▶그래도 뭔가 글로 써내려고 하다가▶또 다시 나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들 시작: 내가 이 공고에 왜 지원하고 있을까? 나는 애초에 왜 자발적인 취준생활을 하게되었나? 난 뭘 잘하고 좋아할까? 과연 내가 하고자 했던 게 뭘까? ▶생각한다 ▶ 다른곳도 찾아보자 ▶찾는다
이 과정의 도돌이표다.
스타트업/영리기업의 특성상 업무가 뚜렷하게 정해져있고(ex. 마케팅-퍼포먼스/컨텐츠 등. 기획. 영업 등), 내가 했던 업무는 '프로젝트매니저'로 전반적인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제너럴리스트였다. 경력직을 선호한다. 나는 경력이 있으나, 경력직으로 쓰기엔 애매하고, 신입으로 쓰자니 지금 대학생들의 경험/경력에서 밀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내 경력이 아무것도 아닌것 같이 보일 때가 가장 자신감이 하락하는 것 같다.
대학생 때는 다양한 경험으로 해당 기업과 내가 했던 활동/목표를 연결시키면 되었는데, 지금은 내가 해왔던 다양한 활동들은 오히려 단점이 되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경력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쓸모있다는 증거가 더 확실해야하니까. 그리고 실제로 면접에서 왜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일해왔냐는 질문을 자주 받기도 했다.
못버텨서 나온 것도 아니고, 하는 일이 지루해서 나온 것도 아니다. 다만, 계속 여기서 일하다간 그냥 이렇게 머무를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 자리에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머무를것만 같았다. 그래서 이런 답답함? 압박감?이 느껴질 때마다 동료로부터, 일로부터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곳을 찾아서, 그리고 점점 구체화되는 그 무언가의 목표를 향해 기회를 찾아왔던 것 같다.
잘 모르겠다. 더 이상의 고민은 여전히 많이 있지만, 지금은 우선 어느정도의 타협점에서 일을 시작하고 싶다. 내가 생각했던 일이 아닐지라도, 일단 기회가 오면 그땐 '어떤 일'을 하냐보다 '어떻게' 일하느냐에 좀 더 초점을 맞춰 달리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 처럼, 맨날 똑같은 하루를 보내더라도 매일 다른 것들을 배우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결국 하기 싫어도 하는 수 밖에 없다.
[오늘의 인사이트] 싫어도 어쩔 수 없다. 일단 뭐라도 해야하니까. 꾹 참고 하는 수 밖에.
+ 페북이 자동추천해 준 오늘자 게시글. 어떻게 알고 또 이런 추천을..(역시 알고리즘 무섭다)
역시 취준상황은 누구나 힘들다. 쉽지않아 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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