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다가 가끔씩 삐끗하는 날이 생긴다. 오늘이 그랬다. 아침에 알람이 울렸지만 일어나기 싫어서 자발적으로 내손으로 알람을 끈 후에, 다시 잠에 들었다. 일어나니 11시 30분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일정의 반 이상을 다 끝내놓았을 시간인데, 나는 지금 겨우 침대에서 나온 셈이다. 일어나자마자 당연히 하는 스트레칭도 오늘은 하지 않았다. 그냥 하기 싫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점심을 먼저 먹었다. 그리고 바로 취업 준비(기업 조사)로 뛰어들었다. 이것 저것, 요기 조기 참 치밀하게도 정보를 찾아보았다. 대표님과 동료들의 sns까지 탈탈 털어서. 해당 기업이 나온 다큐멘터리 tv 프로그램도 1시간동안 시청했다. 그러고 나니 저녁 시간이 되어버렸다.
오늘은 뭔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었다. 잘 해오다가 가끔가다 이렇게 모든 것을 놔버리는 날이 한번씩 오는 것 같다. 이럴 땐 바깥바람을 쐬어줘야 한다. 집중도 안되고, 의욕도 없고,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 편하게 배달시켜도 될 곳을 일부러 직접 찾아가서 포장해왔다. 이런 날엔 아무 생각안하고 옷부터 주섬주섬 챙겨서 일단 밖에 나가 한바퀴라도 돌고오는게 내가 지금까지 찾은 최선의 방법이다. 저녁을 먹은 뒤로도 답답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래서 저녁 먹으며 '쫀쫀이'가 땡긴다는 엄마와 군것질을 사러 일부러 또 다시 밖에 나갔다왔다. 평소 같았으면 추운 날씨에 밖에 나가기 귀찮았을 텐데. '다음에' 가자고 했을 텐데, 오늘은 그냥 왠지 나가고 싶어 일부러 먼저 말을 꺼냈다.
근데 참 신기한 것은, 꼭 이렇게 가끔가다 한번씩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날'이 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 꼭 뭔가 기분 좋아질만한 소식이 찾아온다는 거다. 힘을 내려고 해도, 힘이 나지 않는 그런 날엔 그냥 정말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데. 뜬금 없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찾아온다. 오늘은 2020년 10월에 참여했던 캠페인 기관에서, 보고서에 내가 활동했던 사진을 실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혹시 가능하다면 사진 밑에 내 이름도 넣고 싶다고. 저번에도 이런 날이 있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정말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날. 그러다가 갑자기 영어 이벤트로 10만원이 당첨되었다는 소식을 받았고, 굉장히 신나했었던 기억이 있다. 오늘도 별 것 아닌 메일에 괜시리 기분이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다시 정신줄을 붙잡고 힘을 내라는 무언의 응원인가보다. 이렇게 (혼자) 믿고 또 평소처럼 보낼 내일을 준비해야지.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게 잠들었는데, 오늘은 아침에 눈을 뜨기도 싫은, 그런 기분이 드는 날이었다. 감정은 롤러코스터와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이 내리막 길이었나 보다. 딱 하루. 내려갈 때는 속도가 붙으니까, 오늘 딱 하루동안만 빠르게 내려갔다 내일은 다시 빠르게 오르막길로 올라갈 수 있게 해야겠다.
[오늘의 인사이트] 평소엔 잘 지내다가, 가끔가다 '모든 것을 놓고 싶을 때'가 있다. 롤러코스터가 밑으로 내려가는 느낌. 그럴 땐 아무것도 하지 말자. 대신, 내리막 길을 딱 하루만 쓴다고 생각하자. 최대한 빨리 밑으로 내려갔다가, 정점을 찍고 다시 내일은 위로 올라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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