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이유
사실 100일 도전 프로젝트는 내게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글쓰기, 운동, 시간관리 기록 등 누군가와 같이 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왜 다시 또 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내가 이 모든 도전에서 성공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오랫동안 기록한 적은 64일. 그 이외의 것들은 40일, 31일 등. 50일을 채 넘지 못했다.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무려 9년 동안 함께해 온 친구가 있다. '나만의 책 제작하기'. 20살 처음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때부터 29살인 지금까지. 9년동안 나의 버킷리스트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친구이자, 이제 그만 리스트에서 없애버리고 싶어서 옆에서 깔짝깔짝 건드려보기만 한 친구이다. 하지만 꾸준히 100일동안 글쓰기도 못하는데, 어찌 내가 책을 쓸 수 있을까. 사실 어쩌면 나는 제대로 책을 쓸 준비도 하지 않을 채, 막연히 '꿈'만 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매년 적는 버킷리스트에 이 친구를 우선순위에 넣으며 '언젠간 꼭 우주에 갈 거야'라고 다짐하는 것 처럼. 우주에 정말 갈 수도 있지만, 솔직히. 현실적으로. 100세도 아닌 120세의 수명을 가진 인간인 내가, 90년 동안 꿈만 꾼다고 우주에 갈 수 있을까? 나에겐 90년만 남아있다. 그리고 우주선은 커녕 개인 비행기도 살 수 없는 현실적인 월급과 함께.
그래서 이번에는 계획을 바꿨다. 막연하게 100일동안 글을 쓰는 게 아닌, '100일 안에 취업하기'라는 나의 목표를 같이 이룰 것이다.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인 나의 하루하루를 기록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다시피, 취업의 과정은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나는 코로나19시대에 재취업을 원하는 29살이다. 이미 올해-2020년-의 8개월도 취업 준비를 해왔다. 그리고 이젠 내가 왜 분야가 다른 곳으로 취업을 하고자 도전했는지 조차 까먹을 지경에 도달했다.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여유로웠다가, 행복하고, 한심하다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
불안하기도 하지만, 꼭 불안한 감정만 있는 건 아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 제목처럼, 나의 일상은 이렇게 다양한 감정들이 쌓인 하루하루가 모여 내일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개인적으로 감정이 불안한 상황에 있을 때, 스스로 나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 지금은 취업이지만, 인생은 롤러코스터의 연속이니까. 또다시 언제 이런 상황을 마주할지 모른다.
'100일 안에 꼭 재취업한다'는 목표로, 하루하루 나의 여러 감정들을 돌보며, 중심을 잡아가는 나의 모습을 기록할 것이다. 100일 도전을 성공한 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번에도 못할 건 없지. 아직 짧은 인생이지만,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나는, 1등 체질은 아니라는 거다. 하지만, 2,3번 도전했을 땐 그 전보다 훨씬 더 성장해있었다. 그리고 더 힘들게 얻은 것일수록, 더 강해졌다. 도전조차 하지 않으면, 바뀌는 건 없다. 8개월동안 취업 준비를 하며 느낀 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계속 도전하는 것이라는 것도. 그러니 이번에도 다시 도전한다. 90년동안 버킷리스트에 내 친구를 묶어둘 순 없으니. 당장 이 친구를 풀어주진 못하더라도, 깔짝 거리는 대신 제대로 한방은 먹여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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